2016 january / February

Better Standards,
Better Life!
공기처럼 평소에는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삶에 없어선 안 될 측정표준.
KRISS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국민 연구소’로서
측정표준을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갑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말했던 행복. 행복은
쾌락이나 즐거움과는 다른,
훨씬 더 진중하고도
두려운 개념이다.
깊은 성찰과 오랜 노력으로
일생을 통해 이루어가야 한다.

2016 january / February

공기처럼 평소에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삶에 없어선 안 될 측정표준.
KRISS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국민 연구소’로서
측정표준을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갑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말했던 행복. 행복은
쾌락이나 즐거움과는 다른,
훨씬 더 진중하고도
두려운 개념이다.
깊은 성찰과 오랜 노력으로
일생을 통해 이루어가야 한다.

2016 january / February

Special. 국민의 행복을 연구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보다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로 최하위권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행복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우리 국민이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꿔야 할까? 그리고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국민의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KRISS가 국민 행복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2016년 사보 『KRISS』는 그 물음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contents

c

발행일
2016년 2월 10일(통권 39권 1호)
발행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로 267
042-868-5114
발행인
신용현
편집·기획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홍보위원회
등록일자
1978년 7월 11일
편집디자인·제작
(주)홍커뮤니케이션즈 www.hongcomm.com 디자이너
강태희, 김은영

c

Special / 국민의 행복을 연구하다 /

04 행복 하나

※ 본지에 게재된 글이나 자료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허락 없이 무단 복사,
전재하는 것을 금합니다.

커다란 미술관이 된 마을,
걷다보니 행복해지다
- 영천 별별미술마을
26 우리 실험실에 초대합니다

06 행복 둘

“
How’s Life?”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

초광대역 힘표준 연구하는
역학동 사람들
- 힘표준연구실

08 행복 셋

행복을 부르는 자아인식
- 철학자 엄정식

44 놀이는 살아있다

훠이훠이 떠올라 둥실둥실 날아라
-연날리기
48 Zoom In R&D 1

2
 016년, 지금 ‘행복’을 말해야 하는 이유

30 감동 리바이벌, 다시 보는 올림픽

제11회 베를린올림픽과 고개 숙인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브롬화 난연제(HBCD) 분석용
인증표준물질 개발
50 Zoom In R&D 2

나노입자를 이용한 실명질환
신(新) 치료법 개발
52 KRISS News

12 행복 넷

국민의 행복을 위해 달려가는
‘KRISS 2025’
16 Enjoy My Life

격월간 사보 『KRISS』 는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20 공간, 행복을 디자인하다

연구와 연주의 부드러운 하모니
- 이동훈 박사

34 KRISS가 만난 사람

직관과 탐구, 짙은 문제의식으로
점철된 소설
- 소설가 김진명
38 황금비율을 찾아라

미인을 결정하는 황금비율의 비밀
40 히든 챔피언

협력으로 탄탄해진 기술력을 통해
중국 진출을 꿈꾸다
- ㈜위지트 & 윤주영 박사

54 독자 코너

국민의 행복을 연구하다
행복 하나

1

2016년,
지금 ‘행복’을 말해야 하는 이유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의 사전적 정의는 ‘충분한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이다.
그런데 실제 삶에서 ‘행복=기쁨’이라는 등식이 항상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예쁜 옷을 입을 때, 좋은 차를 탈 때 기쁨을 느끼지만
이런 기쁜 일이 매일 일어난다고 해서 꼭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부(富)가 기쁨을 줄 수는 있지만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경제적 지표로 행복의 지표를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속성장의 주인공,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행복지수 낙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지표가 행복의 지표로 이어질 것이라 믿고 성장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도 마찬가지였다.
산업을 키우는 것이 지상과제이며, 경제적 파급효과를 먼저 생각했다.
그러면 국민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다.
‘무엇을 위한 성장인가’라는 근본적인 목표가 빠져있었다.
이스털린의 역설(Estearlin’s paradox)이 입증된 지금,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GDP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재는 새로운 척도를 수립하는 것부터다.
행복에는 소득 절대값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다들 공감하지만
그 ‘무엇’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그 척도를 높이기 위한 성장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

이스털린의 역설

|

행복은 무엇일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복의 의미, 행복의 조건을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
증가가 행복 증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

04

2016 Jan / Feb

KRISS가 고민하고 연구하려는 이유이다.

05

34 28

국민의 행복을 연구하다
2

행복 둘

How’s Life

3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나라는 10위권은 물론 중위권에서도 한참 벗어난 27위다. 매년 연말이면 매스컴을 통해 듣는 이야기다
보니 놀라울 것도 없다. 그런데 순위보다 중요한 수치는 따로 있다. “How’s Life?”라는 질문에 왜
“Good!”이라고 대답할 수 없는지, 그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위

4

61점

OECD 안전 만족도 순위

그런데 자신의 건강에 만족하는

2015년 10월 19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How’s Life?’라는 제목의 삶의 질 보고서를 발표
했다. 그럼 34개 회원국 중 대한민국의 삶의 질은 과연 몇 위일까? 어느 정도 짐작하겠지만 우리

한국

35.1점

OECD 건강 만족도 순위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한국인 삶의 만족도’

위

한국

정도는

밤거리가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꼴찌

응답 비율은

5

5.4점

OECD 일과 삶의 균형 순위

28위

6

OECD 인간관계 만족도 순위

72.37점

일과 삶의 균형도

최하위권

1

2위 중국
3위 일본
4위 독일
5위 프랑스
15위

한국

지표에서 현저히
나타낸다는 것이 문제

낮은 수준을

33 34

15조 6,096억 달러

1위 미국

OECD GDP 순위

무엇보다 삶의 질을 나타내는

7조 9,917억 달러

한국

5조 9,809억 달러

위

한국

위

3조 4,787억 달러
2조 7,120억 달러

1조 1,635억 달러

1위 삶의 만족도

3위 건강

5위 일과 삶의 균형

7위 수입

9위 환경

7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2

1위 공동 덴마크, 스위스

7.5

낮은 대상들과

한국인이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OECD 삶의 만족도 순위

3위 노르웨이
4위 공동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5.8로
OECD

7.3

7위 공동 스웨덴, 미국

34개국 중 27위

9위 독일

27위

한국

2위 안전

4위 교육

6위 직업

8위 주거

10위 지역사회, 민간 참여

7.2
7

10위 영국
26위 일본

일치

7.4

우리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06

아이러니하게도 만족도가

6.8

대한민국 국민의 물질적 삶은 나아졌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어쩌

5.9

면 1등에 대한 욕심이 지나쳤기 때문일지 모른다. OECD는 오랜 시간 일하는 문화를 바꾸고, 근무

5.8

시간 유연성 확대, 성과 위주의 보상 등을 통해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삶의 질 개선의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물질적 성취도보다 정신적 만족감에 더 집중해야 한다.

2016 Jan / Feb

07

국민의 행복을 연구하다
행복 셋

3

행복을 부르는 자아인식
-

고대 그리스 시대 이래 요즘처럼 행복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행복을 다룬 책, editor. 성혜경 photographer. 김병구

강연, 방송들이 넘쳐나고, 너도나도 진정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행복이란 무엇
인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누군가 그 답을 가르쳐주길 원한다. 새해벽두, 행복

철학자 엄정식

이라는 질문을 들고 철학자를 찾아갔다. 좀 더 명확한 답을 듣고 싶었다. “행복은 규정하기가
어렵고 그것을 획득하기는 더욱 어려운 개념입니다. 특히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대사회, 그것도
격동의 시대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에게 돌아온 답은 조금 당혹스러웠다.

행복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

날 우연히 복권에 당첨됐을 때의 기쁨은 행

갑자기 부자가 됐다.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

려면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겠죠.” 아리

복이라 할 수 없습니다. 역으로 어떤 일이

졌는데 정신은 궁핍해졌다. 사람들은 명성이

스토텔레스가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말했던

잘 안됐다고 해서 함부로 불행하다 말해서

나 권력, 재산 같은 외형적 가치에 혈안이 되

행복. 철학의 범주에서 행복은 진중하고 두

도 안 되겠죠. 그런데 인간이 아무리 선의를

어 있다. 어렵사리 원하는 것을 갖게 되더라

려운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는 행복이라는

가지고 합리적으로 인생을 설계해도 반드시

도 그것은 자신을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엄

단어를 너무 쉽게 남용하고 있다. 어휘를 잘

그것을 얻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어느

정식 교수가 ‘격동의 시대’라고 칭하는 오늘

못 사용하면 신념체계가 흐트러지고 행동이

정도 행운이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날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비뚤어진다. 결국 영혼을 혼탁하게 만든다.

것을 저는 행복의 섭리적 측면이라고 봅니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어

그렇다면 행복은 쾌락과 어떻게 다른가. “행

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행복은 단순한

떻게 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한평생 인

복은 쾌락 혹은 즐거움의 일종임에 틀림없

즐거움이나 쾌락과는 다른 개념인 것이죠.”

간과 세상의 본질을 탐구해온 철학자 엄정

습니다.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나만 행복해지면 그

식 교수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는 그 두 가

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개념이

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지. 요행을 바라

지였다. 이 질문은 그가 이 시대의 철학자로

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남을 의식하고 배려

거나 쉽게 행복을 얻으려 하지는 않았는지.

서 오랜 세월 천착해온 담론이었다. “대개 사

해야 하는 윤리적 개념이기도 합니다. 다른

행복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과 고통을 감수

람들은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라고 생

사람과의 공존을 염두에 두고, 내가 속한 공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중요한 건 행복에 다

각합니다. 문제는 요즘 우리 사회가 행복이

동체가 즐거워지도록 애써야 합니다. 또한

가가려는 자세이다.

라는 이름으로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

행복은 즉흥적이거나 갑자기 닥쳐오는 즐거

에베레스트 등반 첫 도전자인 뉴질랜드 산

다는 거죠. 매우 위험한 현상입니다. 개념에

움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

악인 에드문드 P. 힐러리 경. “에베레스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사용하면 개인의 정

해서 체계적으로 세워놓은 계획의 일부로

왜 오르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

신을 흐트러뜨리고 사회적으로 혼란을 야기

서 실현된 즐거움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

라고 한 그의 대답은 매우 유명하다. 뒤 이

하죠. 삼각형을 그리려면 삼각형이 어떻게

08

생겼는지 알아야 하는 것처럼 행복을 이루

로 그것은 합리적 개념이기도 합니다. 어느

어 “어떻게 올라갔냐”고 묻자 힐러리 경은

2016 Jan / Feb

09

이렇게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서

경쟁의 부산물이므로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올라갔다”고. 행복에 도달하려면 산을 오르

어렵겠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대

는 자세가 필요하다.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걸음 씩 내딛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을 헤

그러나 그것은 상대적인 것이기도 하기 때

매지 않을 수 있다. 얼마나 빨리 가느냐는 중

문에 각자가 강한 자의식을 가지고 ‘제자리’

요하지 않다. 작은 보폭이라도 그 걸음이 정

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남을 지나

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순

치게 의식해 시기심이나 질투심에 사로잡히

간순간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면 불행감이 더욱 고조되고 결국은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포기하며 관능적 쾌락의 길

나 자신을 알면 행복이 온다

로 접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

누군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해 엄정식 교수는 행복의 상대성을 고려해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사회, 취업은 물

야 한다고 말한다. 즉 시대적, 사회적 환경에

론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해야 하는 암울한

따라 보편적인 행복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점

현실에서, ‘행복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이다. 예를 들어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에게

라 말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고 말이

는 먹는 것이 가장 절박했다. 배불리 먹는 것

다. 물론 행복에는 최소한의 외부적 조건도

이 행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먹지

뒷받침 돼야 한다. “취업난이나 빈부격차, 갑

못해 불행한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상대적

을관계의 심화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나

빈곤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즉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불행을 키우고 있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내가

“벌써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만, 정년퇴임식

자본주의 시장경제제도 등이 보장하는 무한

분배의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서

라면이 맛이 없어서 불행한 게 아니라, 저 사

누구인지 알고 나로서 먼저 존재하지 않으

이 열리던 날 참으로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람은 스테이크를 먹는데 나는 라면을 먹고

면 안 된다는 것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가르

제자들을 비롯한 많은 하객들이 축하해 주

있어서 불행하다.

침이죠.” 흔히 우리는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

었으며, 무엇보다 소설가인 아내가 저에 대

때문에 엄정식 교수는 뚜렷한 주관을 가져

는 것을 하려고 하지 않고 할 수 없는 것을

한 이야기를 에세이집으로 만들어 그날 증

야 한다고 말한다. 객관적인 조건보다 중요

하려고 애쓸 뿐만 아니라 해서는 안 되는 일

정해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바라는 게

한 것은 자신만의 기준이다. “성공과 행복의

을 하고자 하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

있다면 자식들로부터 계속 존경받고 아내로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성공은 ‘남이 보는

다.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른 채 군중 속

부터도 여전히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그

나’에 기준이 있지만, 행복은 ‘내가 보는 나’

에 섞여 우르르 따라가고 있지는 않은가. 점

리고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가끔 만나고 싶

로부터 오는 감정, 그리고 배우자나 자식처

검이 필요하다. “자아라는 건 욕구와 능력,

다는 연락이 온다면 충분히 행복할 것 같습

럼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인정받

당위라는 세 변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입니

니다. 성공과 달리 행복은 저를 가장 잘 아

을 때 느끼는 감정이에요.” 성공은 상대적 개

다. 그 삼각형의 모양새가 어떤지 확인하면

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을 때 오는 것이

념, 행복은 주관적 개념이다. 우리 국민의 삶

서 살아가야 해요.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니까요.”

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것이 무엇이고, 과연 그것을 해낼 수 있는지,

명성이나 권력, 재산이 줄 수 없는 행복. 그

삶의 주인이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해도 되는지 시시각각 확인

것은 결코 가까이 있지 않다. 어쩌면 8848 m

엄정식 교수는 자아인식을 강조한다. “행복

하면서 갈 때 행복은 부산물로 따라오게 돼

의 에베레스트 정상보다 더 먼 곳에 있을지

을 쫓아가는 것보다 내가 누군지 알고 나로

있어요.” 오늘날과 같은 격동의 시대에는 짐

도 모른다. 저 멀리 있는 푯대를 잡으려 전전

서, 나답게 살고자 애쓰는 것이 더 중요합니

짓 전략을 바꿔 행복이 아닌 자아인식을 목

긍긍하느라 정작 내 마음을 외면하고 있지

다. 내 삶의 주인을 나로 만들면 행복이 다가

표로 삼아야 한다. 스스로를 크고 멋있는 삼

는 않은지, 행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물어보

오게 돼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행복은 삶의

각형이 아니라, 작더라도 잘 여며진 삼각형

고 싶다.

목표가 아니라 자아인식의 부산물일 뿐이

을 만들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온다.

|

프로필

|

엄정식은 서강대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으며, 서울대 신문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웨인주립대에서 인문학을 연구하
였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는 분석철학 전공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하여 서강대 철학과에 봉직하였
고, 한양대 석좌교수와 하버드대 철학과 풀브라이트 교환
교수를 거쳤으며, 한국철학회 회장, 철학연구회 회장, 분
석철학회 회장, 한국 아메리카학회 회장, 철학문화 연구
소 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서강대 명예교수로 있으
며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
서로는 『비트겐슈타인과 분석철학』, 『확실성의 추구』, 『지
혜의 윤리학』, 『분석과 신비』, 『자아와 자유』, 『비트겐슈타
인의 사상』 등이 있다.

10

2016 Jan / Feb

11

국민의 행복을 연구하다
행복 넷

4

국민의 행복을 위해 달려가는
‘KRISS 2025’

코너에서 집중 조명해볼 것은 국민 행복을
위한 연구 강화 분야이다. 이를 위해 KRISS
에서는 새로운 아젠다를 밝혔는데 그것은 ‘
삶의 질’ 개선이다.

표준이 어떻게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가?
행복과 표준, 처음 들어서는 쉽게 연결지을 수 없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인
KRISS는 ‘국민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미션으로 삼고 다양한 연구목표를 세우고 있다. 세부항목

장했다. 물질량표준부, 화학생물표준부처럼

들을 들여다보니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바이오, 임상, 보건, 의료, 안전, 환경 등 항목들 하나

기술 베이스로 쓰던 이름을 응용분야 베이

하나가 모두 국민의 삶과 뗄 수 없는 것들이다. KRISS에서는 이 항목들을 ‘삶의 질’ 개선이라는

스로 바꾼 것. 기존의 딱딱한 이름 대신 ‘삶의

커다란 비전 아래 놓고 측정표준을 확립해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의 행복 실현에 꼭

질’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은 표준을 국민

필요한 표준들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는 KRISS의 바쁜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advice. 김숙경_삶의질측정표준본부 본부장
안봉영_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센터장

‘삶의 질’이라는 키워드는 2006년 무렵에 등

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1

1.
의료용 방사능측정기
교정장치

현재 삶의질측정표준본부는 화학, 생물, 방
사선, 안전보안 4개의 기술 베이스 아래 대
기환경표준센터, 바이오임상표준센터, 무기
분석표준센터, 유기분석표준센터, 방사선표
KRISS VISION 2025

준센터, 안전측정센터로 나누어져 있다.

그렇다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각각의 센터

1975년 설립된 이후 국가측정표준의 확립과
보급을 통해 산업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에

질을 높이려면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여

크게 기여해온 KRISS는 2016년 현재, 당당

러 지표들을 만들어야 한다. 바이오임상표준

히 세계 5~6위권 측정표준 기관으로 성장

센터라면 임상지표 같은 것들 말이다. 한 가

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세계

지를 예로 들어보자. 매년 건강검진을 할 때

적으로 국제 표준을 선도하고 국가의 지속

면 피를 뽑아 여러 가지 임상지표들을 측정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핵심전략과제

하는데 그 수치가 정확해야 병이 있는지 없

를 수립하고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으로서

는지를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

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KRISS는 창립

수치를 측정한다고 할 때 수치의 표준이 잘

50주년이 되는 2025년까지 ‘국민 행복과 미

못되면 환자가 아닌데 약을 복용하게 될 수

래를 선도하는 세계최고 측정표준과학 연구

도 있고 환자인데 미리 조치를 취하지 못할

기관’을 비전으로 삼고 이에 부합하는 전략

수도 있다. 그런 지표를 제대로 측정할 수

과제들을 정립, 달성해나가기로 했다.

있게 하는 것이 삶의질측정표준본부가 하

세계최고 측정능력으로 국가 품질혁신, 국민

는 일이다.

행복을 위한 연구 강화, 측정과학기술을 통

바이오임상표준센터에서는 혈청인증표준물

한 미래사회 선도,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

질을 개발한다. 그 안에 중요한 임상지표들

역할 확대, 수요자 중심의 가치 창출 및 서

에 대한 정확한 인증값을 측정해놓고 건강

비스 제공, 선진 연구환경 구축 등이 KRISS

검진센터에 보급하는 것이다. 검진의 신뢰

에서 밝힌 6대 핵심 전략과제이다. 그 중 이

12

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국민 삶의

성을 보증하기 위해서다. 매번 측정할 수는

2016 Jan / Feb

13

없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환경표준센터, 진단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방

미래융합기술본부 내 의료융합측정표준센

되면 병원을 옮길 때 중복 촬영을 하지 않

내야 하기에 모든 것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번씩이라도 인증표준물질을 측정해서 정확

사선 양을 측정, 표준을 정하는 방사선표준

터를 설치, 연구를 시작했다.

아도 되고, 또 영상데이터가 의미를 가질 수

야 한다. 물론 보람도 크다.

한 측정값이 나오는지를 맞춰보는 것. 그렇

센터, 교량 시설물 안전 등 일상생활과 밀접

산업체 측정기기와 마찬가지로 의료진단 기

있게 되니까 보존 가능한 빅데이터로 이어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두 본부의 운영

게 하면 장비의 오류가 없어지고 분석하는

한 안전측정센터가 있다. 안전측정센터에서

기들도 전부 측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질 수 있다. 다만 이것은 KRISS의 힘만으로

방향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첫째, 국

사람도 분석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는 얼마 전 열화상을 이용한 광역감시가 가

당연히 측정표준을 확립해야 하고 교정도

되는 것이 아니다. 의사와 의공학자가 모두

민이 원하는 표준을 개발할 것. 둘째, 정부부

있다. 건강검진은 무엇보다 신뢰성 확보가

능한 CCTV 개발로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의료기술의 발전에

참여하는 협의체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처가 정책과 규제를 잘 세울 수 있도록 표준

만 신경 쓰느라 그런 여유가 없었다. 안과의

미국에서는 퀴바(QIBA : Quantitative Imaging

을 잘 확립해 나갈 것. 셋째, 세계에 수출할

중요하니까 말이다.
식품도 절차는 비슷하다. 인증표준물질을 만

의료진단기기의 신뢰성을 높이는 의료융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안압 측정기는 바람으

Biomarkers Alliance)라는 영상정량화 협의체

수 있을 만큼 독보적인 표준물질을 개발할

들어 식품 중 농약이나 중금속을 모의 측정

합측정표준센터

로 휙 불어서 안구가 얼마나 뒤로 밀리는지

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 우리가 벤치마킹할

것. 결국 이 모든 연구들이 국민의 행복에 부

할 수 있게 해본다. 질량, 길이처럼 쉽게 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뛰는 또 하나의 부

보는 것이다. 그 기기가 얼마나 정확한지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합할 것. 명확한 대답을 듣자마자 표준이 국

수 있는 지표와 달리 쉽게 잴 수 없는 지표에

서가 있다. 미래융합기술본부 내 의료융합

려면 정확한 인증표준물질이 있어야 한다.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의 올해 목표는 안압

민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고 해나갈

대해서는 이렇게 인증표준물질을 만들어 모

측정표준센터이다. 이 센터가 만들어진 것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에서는 어느 정도 압

표준을 확립하는 일과 고출력 초음파 출력

의 측정해본 후 그 값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오

은 2012년 말. 우리나라의 의학기술은 세계

력을 가진 인공안구 표준물질을 만들어 병

을 재는 것이다. 또 하나는 병원에서 많이 쓰

류를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래서 삶의

에서 의료관광을 올 정도로 알려진 상태지

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안압측정기로 그 표

고 있는 인퓨전 펌프. 링거액을 조절하는 미

질측정표준본부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만 정작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기들

준물질을 실제로 측정해 그 값을 얻느냐 얻

세 유량조절 펌프로, 아직 표준을 확립하지

범위가 얼마나 넓고도 무한한지를 새삼 느

인증표준물질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다. 전

은 실제로 정확한 수치를 낼 수 있는지에 대

지 못하느냐를 보면서 정확도를 교정하게

못했다는 설명이다. 생활 속에서 누구나 만

끼게 되는 순간이다.

실험단계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일이랄까?

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KRISS에서는 그

하는 것이다.

날 수밖에 없고 누구나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외에도 요즘 자주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대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임상분야의 측정

표준을 잘 활용하면 의료영상 정량화, 표준

제품들의 표준치를 아직까지 알 수 없다는

삶의 질을 위한 한 걸음

기오염, 공기 중 CO2 레벨을 측정하는 대기

표준을 개발, 공공인프라로 보급하기 위해

화 같은 일들도 해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 있자니 KRISS가 해야 할 일의

식품, 환경, 방사선, 안전 및 바이오, 임상, 의

2.
60 미터에서 얼굴 확인 가능한 CCTV

것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료 분야의 측정표준 확립과 기술개발, 보급
은 공공인프라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

3

4

5

한다. 또한 미래사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
응하면서 우리 과학기술의 혁신과 지속가능
한 성장을 견인하게 된다. 삶의 질 향상에 관

3.
세계 최고수준 오존측정법 개발.

련된 두 본부는 그런 의미에서 할 일이 아주
많다. 미래 수요를 미리 대응해야 하기에 수
요자를 많이 만나야 하고 2~3년 후 대표성
을 가질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들을 만들어

14

2016 Jan / Feb

4.
된장 분말 인증표준물질 개발.
5.
아미노산 분석 연구.

15

Enjoy My Life

DONG

HOON

연구와 연주의 부드러운 하모니
-

LEE

이동훈 광도센터 책임연구원

editor. 김새별 photographer. 김병구

“음악 좋아해요.” 취미를 물었을 때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대답이다. 클래식 음반을 즐겨 듣거나,
악기 한두 가지 다룰 줄 안다거나, K-pop 가수를 좋아할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음악이 취미라고
하면 조금 평범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음악 좋아해요.”라는 이동훈 박사의 조금은 무덤덤한
대답. 사실 그에게 음악은 특별한 취미가 아니다. 늘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배웠다. 공연을 보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연이 닿아 민간오케스트라 단원이 됐고, KRISS에 들어와
보니 동호회가 있기에 가입해서 활동해왔다. ‘그냥’ 음악을 좋아할 뿐이라는 이동훈 박사의
사생활을 들여다본다.

인연 아닌 인연
매끈한 연미복이 잘 어울릴 것 같은 체격, 살짝 웨이브가 있는 헤어스타일은 베토벤을 떠올
리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동훈 박사는 외모만 봐도 딱 클래식적이다. KRISS
광도센터에서 오랫동안 광학 측정 분야를 연구해온 그는 원내에서 음악 마니아로도 유명하
다. 원내 현악연주 동호회인 ‘KRISS 앙상블’의 붙박이 회원이다.
“재능이 있어서나 특별히 좋아해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교양 삼아 배
우게 하신 거죠. 제가 삼형제 중 맏인데, 처음엔 절 피아노 시키고 둘째는 바이올린, 막내는 첼
로를 시킬 생각이셨나 봐요. 그런데 바이올린이 더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어떤 공연에서 감
동을 받았다든지, 동경하는 연주자가 있었다든지…. 그런 별다른 스토리는 없다. 바이올린을
택한 이유 역시 바이올린 전공자가 비교적 많으니까 레슨받기 쉬워서였다.
구분하기 조금 애매하지만, 음악 자체보다 공연 보는 걸 좋아했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악기를 연주하다보니 공연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공연 보러 가는 걸 즐기게 됐다.

16

2016 Jan / Feb

17

그라운드를 뛰며 경기를 즐기는 것과 축구

자신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무대에 선

있다. 15년에 이르는 오랜 역사의 비결은 꾸준

경기 관전을 좋아하는 것의 관계랄까. 순수

건 처음. 여러 단원들과 하모니를 이뤄가는

함.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장대동에 위치

하게 음악을 좋아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

과정은 음악을 감상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기

한 연습실에서 정기연습을 갖는다. 전에 음악

까, 정확한 시기를 따지는 건 무의미할 것 같

쁨을 알려주었다.

을 전공했던 사람도 많지만, 전공자 외에도 주

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음악을 사랑하는

더 기막힌 인연의 주인공은 바로 그의 아내.

부부터 교사, 의사,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직

사람이 됐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만난 아내는 공대를

장인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하는 일은 서로

본인은 대수롭지 않은 듯 얘기하지만, 3자

졸업하고 나서 대학을 다시 들어가 바이올

다르지만 관심사가 같아서인지 금방 허물이 없

입장에서 들으면 이동훈 박사와 음악은 대

린을 전공했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

어지고 모이면 항상 즐겁다. “현악기는 혼자 연

단한 인연인 게 분명하다. “학창시절에는 바

람이었다. 그래서 서로 더 호감을 느꼈을지

주하는 것보다 다른 악기와 협주하는 게 더 재

이올린을 배웠어도 연주를 할 기회는 거의

도 모르겠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는다는

밌어요. 박자부터 강약, 미세한 소리의 느낌까

없었죠. 본격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건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살만 한 일이다. 더

지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이뤄야 하죠. 협주를

악기 연주를 하기 시작한 건 독일 유학시절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더 많은 감정을 공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것

이었어요. 아무래도 유럽이 클래식의 본고장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같아요.”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는 건 여러 가지

이다 보니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한국보다

음
악
을
사
랑
한
과
학
자

로 장점이 있다. 음악 전공자들과 연주를 함께

훨씬 대중적이고 비전공자들도 연주할 기회

오케스트라 단원이 된 과학자

하다보면 자연히 실력이 는다. 유명한 아티스

가 많더군요. 그때 처음 대학교 동아리 오케

이동훈 박사가 소속된 대덕오케스트라는 2000

트와 협연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작년 봄

스트라에서 활동을 하게 됐죠.” 독일 유학시

년 창단된 대전의 대표적인 민간오케스트라이

에는 대전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절 음악은 현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다. 그동안 80여 회의 연주회를 무대에 올리

김다미 씨와 한 무대에 서기도 했다.

기회이기도 했다. 공연 보는 걸 좋아했지만

며 민간오케스트라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여러 가지 악기에 도전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비올라 파트에 사람이 없다고 해

올라 연주자들 보면 대부분 착한(?) 편이에요.

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이라는 대작을 연주

첼로 쪽에 인원이 부족하다기에 첼로 강습을

눈에 많이 띄는 자리는 아니지만 비올라만의

해서 힘들었지만 뜻 깊은 공연으로 기억돼

받았죠. 덕분에 다양한 현악기를 다룰 수 있게

매력이 있어요.” 이동훈 박사가 굳이 새로운 파

요.” 이동훈 박사에게 음악은 또 다른 도전

된 거죠.” 말이 쉽지 파트를 옮긴다는 게 정말

트를 맡는 이유는 계속 배우고 싶은 마음 때문

의 대상이다. 훌륭한 합주를 위해 주어진 위

어려운 일인데, 이동훈 박사답게 ‘쿨’하게 OK했

1

이에요. 제가 첼로를 연주한 첫 무대인데 드

서 독학으로 비올라를 배웠어요. 또 최근에는

3

주는 배려 깊은 성격이랄까요? 그래서인지 비

이다. 과학자로서는 한 우물을 파는 집념이 필

치에서 제 역할을 해내야 한다. 때로는 자

다. 실은 내심 다른 악기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요하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다양한 악기에 도전

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자리에 세워지더라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동훈 박사는 대덕오

해보고 싶은 욕심이 크다.

감당해야 한다. 그것을 해낸 뒤엔 뿌듯함 이
상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파트를 모

1. 2.
민간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훈 박사. 음악 전공자들과 연주를
함께하다보면 자연히 실력이 늘고,
유명한 아티스트와 협연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3.
연미복이 잘 어울릴 것 같은 인상, 살짝
웨이브가 있는 헤어스타일이 베토벤을
떠올리게 하는 이동훈 박사.

18

두 섭렵한 특이한 경력자가 되었다. “바이올린

음악과 함께하는 달콤한 꿈

“음악을 통해서 감흥을 받는 부분이 많아요.

은 전체적인 멜로디를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2

“두 가지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첫 번째는

가장 큰 매력은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데서

책임감이 커요. 첼로의 경우는 뒤에서 받쳐주

독일에 있을 때 제가 악장을 맡아서 무대에

오는 기쁨이죠. 50대가 되면 콘트라베이스

는 우직한 역할을 하면서 가끔은 주가 되어 연

올린 공연이었어요. 교회에서 미사곡 연주

도 배워 볼 생각이에요. 은퇴 후에도 아내와

주를 리드하기도 하죠. 반면에 비올라는 어떻

를 하게 됐는데 원래 악장을 맡았던 전공자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계속 즐기는 노후를

게 보면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작곡을 할

가 연주에 참여할 수 없게 되어 단원 중 제일

꿈꾸고 있답니다.” ‘그냥’ 음악을 좋아할 뿐

때 비올라에 비중을 많이 두지 않기 때문에 악

고참이었던 제가 바이올린 파트 악장을 맡

이라는 이동훈 박사. 그의 10년 뒤, 20년 뒤의

보 자체도 단순하거든요.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았었거든요. 비전공자는 좀처럼 얻을 수 없

달콤한 꿈이 실현되길 바란다.

내성적이지만 다른 사람을 잘 맞춰주고 도와

는 기회였죠. 두 번째는 작년 5월 정기공연

2016 Jan / Feb

19

공간, 행복을 디자인하다

커다란 미술관이 된 마을, 걷다보니 행복해지다
영천 별별미술마을
(신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

editor. 장희주 photographer. 김병구

매년 그렇듯 올해도 분주한 1월, 에디터에게 개편 시즌인 1월은 긴장의 연속이다. 영천 가는 길에도
내내 마음은 콩밭에 가있었다. 세 시간 만에 도착한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마을 길목에 동화
책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버스정류장이 서있었다. 노랗게 칠한 벽에 소파와 작은 테이블이 그려
있고 벽돌로 된 굴뚝에는 풍선다발이 매달려있다. 이렇게 예쁜 정류장은 처음 본다. 버스를 탈 것도
아니면서 정류장 의자에 털썩 앉았다. 정말 동화에서처럼 정류장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여기서 잠깐 쉬다 가라고.

동심이 부풀어 오르는 마을

석 달 동안 마을에 머무르며 생기를 잃어가

‘풍선을 타고 떠나는 환상여행’, 이 버스정

던 마을 구석구석을 설치, 회화, 조각, 미디어

류장의 이름이다. 이곳에서부터 ‘별별미술마

아트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꾸민 것이다. 중

을’을 여행하는 ‘다섯 갈래 행복길’이 시작된

요한 것은 작위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았다는

다. ‘동심의 세계로 떠나는 정류장’, 정말 그

점이다. 마을이 지닌 생태적 환경과 정자, 서

럴싸하다. 부푼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원, 종택, 토성 같은 문화유산을 그대로 보존

영천 화산면과 화남면 일대의 네 개 마을에

했다. 빈집, 우물, 정류장, 노인정, 정미소가

조성된 ‘별별미술마을’은 일상생활 공간을

예술작품이 됐고, 마을회관은 주민들의 삶의

공공미술로 가꾸는 ‘마을미술 행복프로젝트

흔적을 담은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의 대표적인 성공사

‘별별미술마을’을 여행하는 길은 도화원길·

례다. 한때 이 지역은 고령화와 공동화라는

걷는길·바람길·스무골길·귀호마을길,

농어촌 지역의 문제를 겪고 있었다. 348가

이렇게 다섯 갈래다. 마을에 준비되어 있는

구, 670여 명의 주민 대부분이 노년층으로,

바람의 자전거나 아트 자동차를 탈 수도 있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 도시로 떠나면서 빈

지만 시간이 넉넉하다면 천천히 걸어서 둘

집은 점점 늘어갔다. 게다가 언제까지 농사

러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조급한 마

만 지어서 먹고 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

음은 사라진지 오래, 나는 걷는 여행을 하

었다. 마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5년

기로 했다.

전, 전국의 역량 있는 미술 작가 50여 명이

20

2016 Jan / Feb

1

1.
‘풍선을 타고 떠나는 환상여행’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별별미술마을의 버스
정류장.

21

자연과 교감하는 예술

동시에 태양을 향한 동경과 기다림의 의미

을 만나는 산책길이다. 마을 안길 표지판을

도화원길은 ‘별별미술마을’이 시작되는 들머

를 담고 있다. ‘바라보기’는 이런 해바라기를

지나 가장 먼저 만난 작품은 ‘별자리 부조 벽

리에 있다. 이름이 말해주듯 넓은 복숭아밭

형상화하여 자연과 어울려 조급함 대신 여

화’. 영천시의 상징인 별을 주제로 별자리의

이 펼쳐진 모산골짜기를 걷는 향긋한 길이

유를 간직하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형상을 여러 가지 컬러의 판으로 만들어 스

다. 봄이면 복사꽃이 만발하고 골짜기마다

‘바라보기’의 반대편 길 끝자락, 빗물을 모아

테인리스 스틸판과 함께 벽화로 꾸민 것이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

놓은 저수지로 걸음을 옮겼다. 밤하늘이 아

다. 내 별자리인 쌍둥이자리부터 가족들의

진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닌 저수지 수면에 커다란 별이 떠 있다. 저수

별자리를 찾아 사진에 담는다. 조금 더 걸어

평화롭기만 한 빈 들녘을 따라 걷는 조용한

지 수면에 반짝이는 부표를 띄워 별을 형상

가면 마을 한복판에 ‘우리동네 박물관’이 있

시간도 나쁘지 않았다.

화한 작품이다. 저수지에 하늘이 잠겨있고,

다. 한때는 마을 소식이 한데 모이고 마을

얼마쯤 걸었을까, 수백 살쯤 돼 보이는 잘

그 하늘에 떠있는 별은 물결 따라 움직이며

밖의 소식을 전해주던 옛 마을회관 건물이

생긴 느티나무 모퉁이에서 첫 작품을 만났

반짝인다. 그래서 이 저수지는 ‘하늘저수지’

다. 전시실로 꾸며진 건물 내부에는 고무신

다. 해바라기 모양의 둥근 벤치인 이 작품은

이고 저수지에 떠있는 별은 ‘별의 별’이란다.

과 농기계, 맷돌, 철모 등 마을 주민들이 직

‘바라보기’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여기 앉아

‘별별미술마을’이라 ‘별의 별’인가? 작가의

접 쓰던 물건들과 마을의 옛 모습이 담긴 사

서 바라보면 사방이 들녘이다. 낮과 밤 그리

속내야 모를 일이지만 피식 웃음이 났다.

진, 마을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도 볼 수 있

고 계절의 변화를 통해 자연의 섭리를 실감

다. 오래된 한옥을 리모델링한 ‘바람의 카페’

할 수 있는 자리에 해바라기 모양의 벤치를

추억을 아로새긴 예술

는 커피와 녹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이자 인

만들어 놓은 데는 사뭇 깊은 뜻이 담겨 있

‘걷는길’은 아름다운 윗마을이란 뜻의 가상

포메이션센터다. 무인 카페라 자유롭게 마시

다. 해바라기는 태양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리의 골목골목을 걸으며 숨어있는 예술작품

고 작은 통에 돈을 넣으면 된다. 새장이 된 한

옥도 있다. 새장은 맞는데 새는 살지 않는다.

내려 했다고 한다. 대신 빈 공간에는 나무를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 대나무를 소쿠리 짜

심고 잔디, 잡초로 채웠다. 시시때때로 바람

듯 엮어 둥지 모양으로 덮은 이 작품의 이름

과 공기가 지난다. 이제 집의 주인은 사람이

은 ‘새장의 새’다. 선이 면이 되고 그 면이 새

아닌 자연이다.

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럼으로써 옛집은
멋진 예술작품의 옷을 입었다.

2

2.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 대나무를 소쿠리
짜듯 엮어 둥지모양으로 덮어놓은 ‘새장
의 새’.
3.
영천시의 상징인 별을 주제로 별자리의
형상을 여러 가지 컬러의 판으로 꾸민
‘별자리 부조 벽화’.

22

폐가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곳도 있다.

마을 외곽에는 시안미술관이 여행객을 기다

‘빈집 갤러리 마루’다. 20여 년 사람이 살

린다. 십여 년 전 폐교된 초등학교를 미술관

지 않은 한옥을 작은 정원으로 꾸민 곳이

으로 개조한 곳인데, 유럽풍 건축물과 아직

다. 작가는 너른 마당에 잡초만 무성했던 폐

3

예술로 동심을 깨우는 미술관

그 흔적이 역력한 옛 학교의 모습이 절묘하

가를 다시 세우거나 채우지 않고, 비어 있

게 공존한다. 전시관 내부에는 뛰어난 국내

는 그대로의 예술로 재탄생시켰다. 오히려

작가들의 수준 높은 예술작품들이 연중 전

기와는 바닥에 쌓아 배수로를 만들고, 흙

시되고, 스토리텔링과 체험 중심의 미술교육

벽은 해체해 마당에 뿌렸다. 남은 것은 달

프로그램도 인기란다.

랑 목구조뿐이다. 작가는 오랜 세월 동안

운동장에 조성된 잔디조각공원에는 아빠엄

무너지지 않기 위해 힘썼던 흔적을 드러

마와 함께 나들이 온 아이들이 계절 모르고

2016 Jan / Feb

4

4.
옛 마을회관 건물을 리모델링한 ‘우리
동네 박물관’에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쓰던 물건들과 마을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있다.

23

천진난만하게 뛰놀고 있었다. 어쩐지 그 모

표준상식

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뛰어놀 시간도 공간
도 허락되지 않는 요즘 현실이 안타깝다는

‘체감온도’에
대해
아시나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이 떠올랐
다.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마음은 전처럼 무겁지 않았다. 마을의 역사

겨울철에 뉴스에서 자주 듣

와 자연이, 예술작품들이, 그 공간이 품고 있

게 되는 말이 체감온도다.

는 따뜻한 기운이 내 마음을 토닥여주는 것

체감온도는 인체가 실제로

같았다.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수
량적으로 나타낸 것을 말한
다. 단순히 ‘주관적’ 온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5

기온 변화에 따른 인체의
영향은 절대온도를 기준으

6

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
다. 하지만 체감온도 자체
5.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한 ‘시안미술관’.

가 추위에 대한 인체 위험
수위를 알아보기 위해 만들

6.
미술관 앞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계절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뛰놀고 있다.

어진 것이다. 이는 체감온
도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
문이다. 체감온도는 단순히
‘느껴지는’ 온도가 아니라
실제 인체가 어느 정도의
열손실을 겪는지를 나타내
는 지표다. 우리나라 기상

|

맛집

청에서 사용하는 체감온도는 IAG/

|

TI 모델을 따른다. IAG/TI 모델은 코와 턱,

영천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 이름 하여 ‘소

이마, 뺨에 센서를 붙이고 기온과 바람의 속력을

찌개’다. ‘돼지고기찌개’는 들어 봤어도 ‘소찌

다르게 했을 때 피부의 온도와 열손실이 어떻게 변하

개’는 낯설 텐데, 버섯을 듬뿍 넣고 얼큰하게

는지 측정해 만든다. 한편 체감온도는 바람이 강할수록

끓인 쇠고기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별별미

떨어진다. 영하 10 ℃를 기준으로, 풍속 30 km/h의 바

술마을’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편대장영화

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0 ℃가 되며 풍속 60

식당’이 유명하다. 소찌개와 함께 육회가 대표

km/h에서는 영하 23 ℃가 된다. 바람이 강하

메뉴다.

게 불수록 몸이 열을 뺏기는 속도가 더
욱 빨라지기 때문이다.

24

2016 Jan / Feb

25

초광대역 힘표준 연구하는 역학동 사람들
-

우리 실험실에 초대합니다

힘표준연구실
KRISS 역학동은 그야말로 역학을 위한 역학에 의한 역학의 연구동이다. 건물 어디에서나 만날

건물 전체가 거대한 표준기

수밖에 없는 1 MN 실하중 힘표준기, 이외에도 9개의 힘/토크표준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꽉 찬 규모로

국내 순수기술로 만들어낸 1 MN의 힘표준기. 높이 17 m, 총 중량 180 톤의 힘표준기를 보유함

지어진 역학동. 다른 실험실들과는 다르게

으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3위권의 실하중 힘표준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유리로 지어진 건물 모습이 모던한 느낌이다.

되었다. 역학동은 애초에 이런 표준기들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태생부터가 남다른 것이다.

“처음부터 개방감을 주는 것이 방향성이었어

그곳에서 힘표준기를 개발, 설계, 보유, 연구하고 있는 역학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의 자부심과

요. 기존 실험실과는 달리 창문을 키워 개방

스토리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editor. 신지선 photographer. 김병구

성을 키웠죠. 햇빛도 잘 들어오고 시선은 막
아주는 디자인으로 프라이버시까지 확보했
어요.” 근무환경이 좋아져서인지 연구원들
의 표정이 다들 밝아 보인다.
역학동의 설계는 1 MN 힘표준기를 비롯한
크고 작은 표준기들에 맞춘 것이다. 건물과
분리된 기초 및 진동 제어 장치로 힘 측정에
방해가 되는 미세 진동을 최소화하고 온습도
환경제어시스템과 다양한 친환경 건축 요소
들을 두루 갖추었다. 건물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표준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힘표
준기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죠.” 개발부터
설계,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겪어온 박연규
센터장, 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추, 1 MN 힘표준기
탄생 비화

1

“제가 들어올 때만 해도 우리나라엔 500 kN
2

힘표준기가 있었어요. 1926년에 만들어져
미국 표준연구소에서 사용하다가 폐기하려
고 했던 것을 우리나라가 1980년쯤 무상으

1.
1 MN 힘표준기를 비롯한 대용량 표준기
들에 맞춰 설계한 역학동.

로 들여온 거죠. 이걸 작년까지 사용했으니
까 35년 정도 썼나요? 우리만의 힘표준기
를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후 예산작업

2.
작은 힘부터 큰 힘까지, 대한민국의
힘 표준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힘표준
연구실 구성원들.

26

부터 설계, 설치까지 꼬박 5~6년이 들었어
요. 물론 그 사이에 역학동도 지어진 거고요.”

2016 Jan / Feb

27

추의 중력을 이용해서 힘을 발생시키는

하는 일, 그것이 바로 KRISS 역학동 사람들이

토크는 쉽게 말해 볼트를 조이는 힘이다. 연

“물론 앞으로도 질량, 밀도, 힘, 토크, 압력, 진

가지고 함께 해보자는 의지가 필요하다.

실하중 힘표준기는 힘과 중력에 관해 국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구팀은 이미 일찍부터 토크 표준의 소급체

공 같은 전통적 표준을 산업계가 원하는 만

“워크숍을 하면 서로 확인하곤 해요. 예전에

계를 확립했다. 더불어 요즘에는 토크 쪽에

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야죠. KRISS는 그

는 세계적 표준을 쫓아가는 상황이었지만

표준을 설정하는 장비. 중공업이나 선박,
플랜트, 교각, 원자력 발전소 등의 산업에 없

아주 작은 힘에서 아주 큰 힘까지

서도 대용량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럴만한 능력도 있고요. 그러나 여기에서 멈

이제는 우리가 선두에 서서 새로운 표준을

어서는 안 될 국가 산업측정기반의 핵심 인

물론 모든 힘표준이 큰 힘에만 맞춰진 것은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중형 자동차의

추면 안됩니다. 이런 표준을 바탕으로 미래 수

만들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의 힘표준이라는

프라다. 예를 들자면 해양 플랜트 산업. 배

아니다. 굉장히 작은 0.1 pN부터 50 MN까지

토크는 약 200 Nm 정도, KRISS는 2 kNm까

요가 있는 새로운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죠.

가치를 공유하고 여러 가지 기획 미팅을 갖

를 만들 때 처음부터 한꺼번에 만들 수 없

그 범위가 어마어마하다. 작은 힘의 측정에

지 가능하지만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 쪽

이를테면 우주·해양분야에 대한 측정 표

곤 합니다. 서로 문제를 던지고 동의를 구

기 때문에 따로 만들어 맞추는데 이때 대형

대한 연구는 요즘 촉각 쪽에 관련된 것이

에서는 더 큰 토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

준, 측정기술의 표준을 강화하는 방향이랄

하면서 공감대를 넓혀가는 거죠. 그것이 우

구조물의 하중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배

많다. 흔히 실생활에서 접하기로는 센서나

재 KRISS에서는 기존보다 열배 정도 되는 토

까요?”

주가 되었든 만유인력 상수가 되었든, 무중

를 띄울 수 있을 만큼의 중량을 정확하게 맞

터치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크를 개발하고 있다.

우주선은 대용량 힘과 초미량 힘을 모두 필

력 상태에서의 환경에 대응하는 힘이든, 무

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교각을 지을

큰 힘쪽은 기존에 발달한 산업 분야에서 요

요로 한다. 발사체의 추진력과 무중력 상태

엇이든지 간에요.”

때나 대형구조물, 철강 등의 하중을 재야 할

구하는 대로 용량을 늘려가며 표준을 지원

현재 산업은 물론 미래 산업까지 일구어야

의 힘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쪽으로 잘 연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때, 더 나아가서는 우주선을 쏘아올릴 때에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작은 힘은 연구를

힘표준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직접적인

구하면 자원, 국방, 더 나아가 일반 산업으로

힘표준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곳, KRISS

도 발사체의 정확한 힘 측정이 선행되어야

통해 계속 개척해가야 하는 분야로 올해나

관련이 있다. 1998년 토크 표준을 확립해 불

까지 기술이 많이 파생될 수 있다. 측정용량

역학동. 그들의 도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

한다. ‘힘 측정’을 간과한다면 대형사고로 이

내년에 좋은 연구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

량률을 35 %로 낮춘 한 자동차 회사가 브랜

만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산업 분야가 동시

는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한 길을 가는 사람

어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선

대하고 있다. 따라서 역학동에서 다루고 있는

드 가치 향상으로 이어진 것은 가시적인 예

에 넓어지는 것이다.

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 등의 산업이 대형화될수록 힘 측정의 중

힘은 대용량이나 저용량으로 말하기보다 초

이다. 또한 힘표준이 확립되면 고품질 제품

요성은 더욱 커진다.

광대역 힘표준이라고 해야 한다.

의 생산으로 이어져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

같은 곳을 바라보는 역학동 사람들

국가가 기대하는 정확한 힘 측정표준을 보급

또 하나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힘은 토크다.

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몫을 한다.

그러려면 역시 사람이 답이다. 공감대를

3
4

5

3.
박연규 질량힘센터장.
4. 5.
질량이 정확하게 교정된 추와 중력가속도
를 이용하여 힘을 발생시키는 1 mN 대용량
실하중 힘표준기.

28

6

7

6.
역학동의 또 하나의 자랑, 개방적이
면서도 아늑한 공간으로 조성된 휴라
운지.
7.
같은 곳을 바라보며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힘표준연구실 구성원들.

2016 Jan / Feb

29

제11회 베를린올림픽과
고개 숙인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었다. “한국 대학생이 세계의 건각들을 가볍게 물리쳤습니다. 그 한국인은 아시아의 힘과
에너지로 뛰었습니다. 타는 듯한 태양의 열기를 뚫고, 거리의 딱딱한 돌 위를 지나 뛰었습니다.
그가 이제 트랙의 마지막 직선코스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승자 손기정이 막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에서 세계의 건각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손’은 바로
한국의 마라톤선수 손기정이었다.

30

올림픽 유치는 근대국가들의 불꽃 튀는 각

당시 유럽 정세는 극도로 불안했고, IOC는

11회 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그런데 이때의

축장이었다. 독일의 개최지 선정도 당시의

베를린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 이러한

개최국 선정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유럽의 냉전기류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제11회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총회가

것이라고 판단했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1931년 4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

과 스톡홀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

헝가리, 이집트, 미국까지 근대 올림픽 출범

렸는데 스페인 공화국 정부의 출현에 따른

자 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가장 많은 국가가 경쟁을 벌인 제6회

정세 불안으로 IOC 위원 대다수가 참석하

1912년 제5회 올림픽 유치신청서를 IOC에 제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승리의 잔은 결국

지 않아 회의 개최가 취소된 것이다. IOC는

출했다. 그러나 영국처럼 화려하게 대회를

독일에게 돌아갔다.

대안으로 우편 투표를 실시했는데, 그 결

개최하기에는 준비기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그러나 1916년 제6회 베를린올림픽은 대회

과 독일이 48표를 얻어 16표를 얻은 스페

한 독일은 1912년 제5회 올림픽을 포기하고

개최 자체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는

인을 제치고 개최지로 결정했다. 그리고 5

1916년 제6회 올림픽 유치에 전념하기로 했

다. 1914년 7월 28일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

년 뒤, 독일의 올림픽 개최의 꿈이 드디어

한 것이다. 독일은 전쟁 때문에 취소된 올림

실현됐다.

일의 계획을 도왔다.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있었다. 드디어 한 선수가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그는 독일인도, 독일의 동맹국인 일본인도 아니

막강한 경쟁자였던 스페인을 꺾고 1936년 제

다. 당시 유럽의 불안한 정세는 이러한 독

1936년 8월 9일 베를린올림픽 스타디움. 12만 관중이 마라톤 우승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발칸전쟁과 독일의 군국주의 강화 등으로

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독일은 런던올림픽 editor. 김새별

우여곡절 끝에 이룬 독일의 올림픽 유치

국제 정세가 크게 작용했다. 원래 올림픽

감동 리바이벌,
다시 보는 올림픽

픽 개최를 20년 뒤에 다시 이루게 된다. 1931년

2016 Jan / Feb

31

구 1명, 복싱 1명 등 7명이 베를린올림픽에 출

발탁된 것이다.

않는 운동화 때문에 점점 통증이 심해졌지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이 아닌 일본 대

1936년 8월 9일 오후 3시, 마라톤 경기가 시

만 손기정은 선두를 유지하며 묵묵히 달렸

표선수단에 포함돼 있었다.

작됐다. 출발선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56명

고, 결국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그 가운데 손기정은 서구의 언론에서도 주

의 선수들이 서있었고 손기정도 그 사이에

대학생이 세계의 건각들을 가볍게 물리쳤습

목하는 메달 기대주였다. 독일의

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드디어 신호탄

니다.” TV 전파를 타고 손기정의 마라톤 우

지는 마라톤 경기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콜

이 터지고 선수들은 일제히 출발선을 박차

승 소식이 세계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주

레만, 아르헨티나의 자바라, 미국의 클렘, 그

고 달려나갔다. 손기정은 22번째로 다소 늦

인공인 손기정의 표정은 어두웠다. 결승테이

리고 손기정의 4파전이 될 것이라고 경기결

게 출발했다. 당시 유력한 우승후보는 1932

프를 끊을 때 만세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경

과를 예상했고, 독일의 영화감독인 레니 리

년 LA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였던 아르헨티

기 내내 발을 자극했던 작은 운동화를 벗었

펜슈탈은 경기시작 전부터 카메라의 포커스

나의 자바라였다. 경기 초반 자바라는 멀찍

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말없이 선수대기실로

를 손기정에게 자주 맞췄다. 손기정은 큰 대

이 앞서 나가며 독주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퇴장했다.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회에 강한 선수였다. 그는 선수로서 가능성

손기정은 그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

국가가 흘러나오며 일장기가 올라갈 때, 시

을 보여줘야만 하는 중요 경기에서 어김없

스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다. 30 km 지점, 비

상대 위에 오른 손기정은 고개를 숙인 채 굳

이 진기록을 세웠다. 1933년부터 1936년까지

스마르크 언덕을 오르던 자바라는 점점 뒤

은 얼굴로 서있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13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그 중 10번 우

로 쳐지며 손기정과 영국의 어네스트 하퍼

월계수로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렸다.

승했다. 베를린올림픽 예선에서는 2시간 26

에게 선두를 내준다. 이때부터 손기정과 하

올림픽 이후, 손기정은 월계수로 일장기를

분 14초로 1위, 명치신궁대회에서는 2시간26

퍼는 1, 2위를 다투며 앞서나갔다. 그리고 31

가렸다는 이유로 이후 경기 출전을 금지당

분 42초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러한 발

km 지점에서 마침내 손기정은 하퍼까지 따

했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대우도

군의 실력으로 인해 일본 올림픽 대표선수에

돌리고 단독 1위로 치고나갔다. 발에 맞지

전혀 받지 못했다. 더 억울한 것은 올림픽
공식 기록에 손기정의 금메달이 일본이 딴
것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손기정은 생전

나치즘으로 훼손된 올림픽정신

TV 중계가 실시된 것도 베를린올림픽이 최

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

히틀러는 세계에 나치 정권을 선전하고 국

초였다. 당시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베를린 전

만 일본 올림픽위원회의 반대로 실현되지

력을 과시하기 위해 고급스럽고 성대하게

지역에 25개의 대형화면을 설치해 전 국민

않았다. 그러나 비록 일본 대표선수 자격으

올림픽을 치렀다. 독일 정부는 1916년 제5회

이 올림픽을 무료로 시청하게 했다.

로 목에 건 금메달일지언정, 손기정의 마라

1.
제11회 베를린올림픽 주경기장으로
건설된 ‘베를린 올림피아 스타디온’. ⓒ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픽 개최를 위해 당시 세계 최대 규모로

대회기간 동안 많은 선수들이 금빛 신화를

지었던 올림픽 경기장이 있었음에도, ‘베를

남겼다. 미국의 제시 오언즈 100·200·

린 올림피아 스타디온’이라는 새 경기장을

400 m와 멀리뛰기에서 4관왕을 차지하

2.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받은 금메달. ⓒ문화재청

건설했다. 이 경기장은 11만 명의 관중을 수

는 전설을 썼고, 미국의 마조리 게스트링은

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자연석을

13세의 나이로 여자 스프링보드에서 우승하

이용해 으리으리하게 지어졌다.

여 최연소 개인경기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으

한편 베를린올림픽에서 최초로 성화 봉송이

며, 뉴질랜드의 잭 러브록은 육상 1,500 m에

이루어졌다. 성화 봉송은 고대 올림픽 발상

서 마지막 400 m를 57초 8에 주파하며 올림

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성화를 직접 채

픽 신기록을 세웠다.

1

4
2

3

3.
경기 초반 아르헨티나의 자바라가 앞
서 나갔지만 손기정은 그를 의식하
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4.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해 3,300명
의 주자가 릴레이로 운반한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32

톤 우승은 우리 국민들에게 커다란 기쁨과
5
6
5.
시상대에 오른 손기정은
손에 들고 있던 월계수로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
렸다.

비운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성화대에 점화하는 의식을 치렀다.

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작고 힘없는 나
라 조선의 강인한 정신을 전 세계에 보여주
었다.

6.
히틀러는 세계에 나치 정권
을 선전하고 국력을 과시
하기 위해 고급스럽고 성
대하게 올림픽을 치르는데
힘썼다.

화해 7개국 3,300명의 주자가 릴레이로 운
반, ‘베를린 올림피아 스타디온’까지 옮겨와

뿌듯함을 안겨주었고 일제강점기에 큰 희망

우리나라 선수는 농구 3명, 마라톤 2명, 축

2016 Jan / Feb

33

KRISS가 만난 사람

직관과 탐구,
짙은 문제의식으로 점철된 소설
소설가 김진명

editor.성혜경 photographer. 김병구

사람들은 늘 진실을 추구하고 그것이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 믿는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
은 진실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의 정보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만든다. 김진명 작가는 진실의 이면, 진실에 가려진 또 다른 진실을 조명하는 소설들을
써왔다. 1993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베스트셀러로 만들며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이후 우리 역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하고, 통념을 뒤집는 해석으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재조명하는 소설들을 발표해왔다. 철저하게 고증한 진실을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풀어내는
김진명 작가. KRISS가 그를 만났다.

진실과 허구
또 하나의 화제작 『글자전쟁』 발표 이후, 많
은 인터뷰와 강연 등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
는 김진명 작가를 만났다. “요 몇 년 이런저
런 계획이 많았는데, 올해부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고구려』를 쓰는데 집중할 생각이
에요. 독자들의 기다림도 있고 해서 더 미룰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전날 밤도 원고를 쓰
느라 거의 잠을 못 잤다는 김진명 작가는 옷
매무세를 가다듬으며 인사를 건넸다. 미천왕
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
대왕까지 다섯 왕의 일대기와 그들을 둘러
싼 고구려의 역사를 그린 『고구려』는 김진명
작가에게 필생의 역작이라 할 만큼 특별하
다. 역사는 지나가버린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의 문제라는 것이 그
의 역사의식. 때문에 김진명 작가는 집요하
게 우리민족의 과거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
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짧게 보면 과거와 현재를 구분할 수 있지만,
멀리 보면 어제도 그제도 지난달도 과거이
긴 마찬가지죠. 우리가 말하는 과거, 조선·
고려·삼국·고조선·한나라시대도 우주적
시각으로 보면 찰나에 불과하고 엄밀히 말
해 현재와 맞닿아있어요. 세상 모든 일은 단
면만 잘라서 보지 말고 그 일이 있기까지 시
간의 흐름을 봐야 합니다.” 김진명 작가가 역
사에 천착하는 이유는 현재를 잘 살기 위해
서이고 현재를 잘 살아야 미래가 밝아진다
고 믿기 때문이다.
팩트냐 픽션이냐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람
은 감지하지 못하지만 돼지나 개는 맡을 수
있는 냄새가 있다. 이처럼 같은 사건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사실의 범주가 다를 수 있
다. 내가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서 거짓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34

2016 Jan / Feb

35

뉴스 앵커의 멘트, 신문기사의 내용을 편의

한다. “내가 글을 쓰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

방식으로 과학을 통제하고 싶은 거예요. 그

상 진실로 분류할 수 있지만, 얼마든지 오류

적인 것이 과학입니다. 과학을 통해 얻은 지

게 바로 인문학입니다. 인문학이 삶의 목적

가 있을 수 있고 더구나 훗날 거짓으로 뒤바

식을 토대로 소설을 쓰죠. 지금은 미신이나

과 삶의 길을 제시해주는 해답이고, 과학은

뀔 여지도 분명 존재한다. 반대로 언론에 보

종교가 아닌 과학기술이 길을 제시해주는

비인간적이며 의식도 없고 주인도 없는 수

도되지 않은 것은 곧 거짓이라는 등식도 성

사회입니다. 법을 생각해볼까요. 1920년대까

단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인문학

립하지 않는다. 김진명 작가의 시선은 이런

지만 해도 사람이 죽으면 왜 죽었는지, 타살

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인문학으로 과학을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응시하고 있다. 보이

이라면 누가 범인인지 재대로 밝혀낼 수 없

컨트롤해야 한다고 주장하죠. 전 이런 주장

지 않는 어딘가에 또 다른 진실이 존재한다

었죠. 그러다 과학이 발전하고 법의학이 보

들이 과도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합

는 신념. 그의 집필은 늘 이런 문제의식으로

편화되면서 법의 판단 기준 자체가 바뀌었

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죠. 조상으

부터 출발한다.

습니다. 의학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요. 굳이

로부터 유전되어온 인식이 쉽게 바뀔 수 없

학문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몸 자체가 원자

겠지만 차츰 변해갈 겁니다.” 혹자는 과학이

과학과 비과학

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인간이 곧 과학이고

끝없이 발전하는 것은 인류를 불행하게 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황태자비 납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까지도 이제

들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과거의 방식

치사건』, 『고구려』, 『싸드』, 『글자전쟁』까지.

는 과학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으로 과학을 움직여야 한다고 얘기한다. 누

은폐되고 왜곡되어 온 진실을 계산된 서스

문제는 과학의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한편으

가 옳은지는 지금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과

펜스를 통해 소설화 하는 김진명 작가의 필

로는 과학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는

학기술이 인간의 생활 영역과 사고의 범주

력은 논리와 직관의 세계를 가로지른다. 소

점이다. 아직 사람들에겐 과학적인 것보다

를 확장시키는 속도가 인문학이 감당하기에

설이라는 틀을 빌리기는 하지만 자료조사와

비과학적인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무섭게

너무 빠르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과학

과학적 검증을 통해 밝혀낸 실체를 토대로

다가오는 과학이 두렵게 느껴진다. “우리의

이 아니라 인문학’이라는 이분법적인 결론은

중
요
한
것
은
관
점

어떤 시각을 갖느냐, 예요. 정보보다 중요한

합니다. 그러니 학생들은 자기 자신과 세상

건 관점입니다. 어떤 시각으로 들여다볼 것

을 똑바로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없어요. 사색

인가, 어떤 시각으로 풀어낼 것인가 하는 방

할 힘과 여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식을 찾는 거요.” 자신과의 약속은 잘 지키지

가 오순도순 잘 살자고 하죠. 하지만 그러기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먼저 가치관이 확립돼

못한다는 김진명 작가. 『고구려』 6권을 마무

에 인구는 너무 늘어났고 그만큼 자원은 빠

야만 해요. 창의라는 건 타인과의 관계, 소통

리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그 후의 계획은 아

르게 고갈되고 있어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에 기초하는데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당당

직 특별히 정해놓지 않았다. 분명한 건 고구

있는 시스템이 안 되는 겁니다. 불안의 심

하고 주관이 뚜렷해야 외부의 세상이나 다

려가 완간된 뒤에도 김진명 작가는 어느 진

리를 깨고 과학으로 인해 새롭게 전개되는

른 사물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어요.” 김진

실과 허구의 이면을 확인할 것이고 사람들

사회를 맞이해야 합니다.” 김진명 작가는 인

명 작가는 창의성을 갖기 위한 전제로 자아

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할 거라는 사실이다.

문학이 과학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36

문이라고 말하면서 자식들에게 공부를 강요

고 합니다. 혁신을 멈추고 과거 체계로 돌아

3.
『글자전쟁』은 이태민이라는 돈만 아는 무
기거래상이 한자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
지 밝혀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보를 얻는 건 생각보다 쉽죠. 훨씬 중요한 건

가자, 칸트의 세계에 살자, 베르그송이 되자

1. 2.
김진명 작가의 방 한 켠, 서가에는 한국
사에 대한 다양한 서적과 자료들이 가득
차 있다.

어서이고, 돈이 없는 건 공부를 안 했기 때

우리가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니체로 돌아

3

“인간은 대단한 존재예요. 관심을 가지면 정

가치체계를 어떻게 맞춰나갈 것인가가 지금

2

합니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은 건 돈이 없

끝없이 발전해나가는 과학기술과 나 자신의

1

인류가 행복해지는 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인식을 든다. 그리고 올바른 창의는 독서와

완전무결하고 영원한 진실은 없다. 그럼에

이 인문학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두 학문

사색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인문학이

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김진명 작가는 계속

이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기술 내부에

든 과학이든 창의성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

해서 진실을 찾을 것이다.

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다. 가치관, 세계관, 철학이 확고한 것. 창의
는 그런 당당함으로부터 나온다. 외부에서

자기 자신과 세상

매겨준 순위나 등급을 깰만한 강한 자아를

“학교가 바뀌어야 하고, 가정이 바뀌어야

가져야 한다.

2016 Jan / Feb

37

황금비율을 찾아라

미인을 결정하는 황금비율의 비밀

황금비율이다. 얼굴만이 아니라 배경까지 모두 황금비율로 그려졌다. 이후 많
은 화가와 조각가들은 인물의 얼굴을 황금비율에 맞춰 제작했다. 그것이 아름
다움의 절정이었으니까.

변화해온 인체 비율 editor. 조진혁

굳이 진화론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시대에 따라 인체의 발육상태가 달라져왔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탐구했다. 그리고 어느 집단에 있을 법한

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내의 예를 들어보자.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

질문이 나왔다. 왜? 왜 저것이 아름다운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

더라도 8등신이란 찾아보기 드물었다. 7등신이 넘으면 모델이 가능한 시대가

역시 같은 고민을 했다. 그는 모든 현상을 수로 표현하는 남자였는데, 어느 날 정오각형 안에

있었다. 그런데 서양식 식생활과 생활방식 등이 더해지며 평균키가 자라났다.

오각별을 그리다 선들의 비율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그 비율은 1:1.618. 바로 황금비율

사람들은 점점 더 큰 키를 선호하게 되었고 마침내 8등신이 넘는 비율을 가진

이었고, 후에 피타고라스학파의 상징이 되었다.

모델들이 등장했다. ‘비트루비안 맨(Vitruvian man)’을 연상시키는 완벽한 인
체 비율은 8등신에서 9등신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인체 비율의 단위가 되는 것은 얼굴이다. 더군다나 키와 체형이 비슷하며 같은

고대부터 이어진 황금비율

인종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얼굴 크기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 미인의 절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당

적 기준은 얼굴이다. 얼굴에 황금비율이 적용되면 시대에 상관없이 미인으로

연히 미인이다. 미인보다 우리를 황홀하게 만

여겨진다. 가로 폭을 1로 기준할 때, 세로 길이가 1.618을 이룰 때. 또한 얼굴을

드는 것은 없다. 따라서 인체에도 황금비율

삼등분 하여 이마에서 눈썹까지 1, 눈썹에서 코끝 1, 코끝에서 턱 끝까지 0.8을

이 들어있다. 배꼽의 위치를 중심으로 몸 전

이루는 비율 역시 황금비율이라 불린다. 또한 미간을 1, 눈 길이를 1.168로 계산

체의 비율을 계산해 보면 황금비율을 발견할

하는 비율 역시 적용된다.

수 있다. 몇몇 위대한 미술가들은 언제나 황
금비율을 사용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대

‘졸리 레이드’가 대세

표적이다. 그는 기원전 1세기의 건축가 비트

최근 각광받는 미인들 중에는 황금비율이 아닌 얼굴도 있다. ‘졸리 레이드(jollie

루비우스의 책을 읽고 건축의 황금비율을 인
체에 적용한 ‘비트루비안 맨(Vitruvian Man)’

3

을 그렸다. 사람이 팔다리를 뻗으면 정원과

4

1

정사각형에 완벽하게 들어간다는 이유로, 인

2

체란 황금비율의 정석이라 증명했었다. 이후

다움을 선보이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프랑스의 여배우 샬롯 갱스부르, 레아 세
이두, 미국의 커스틴 던스트, 사라 제시카 파커 등이 대표적이다. 그녀들의 아
름다움은 황금비율이라는 절대적 기준이 아닌 패션 스타일과 표정, 연기, 뛰어
난 인체 비율에서 드러난다. 매력적인 미인들이 등장함에 따라 미인의 얼굴 비

그는 그림에 황금비율을 적용했다. 인체만

1.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 ⓒ위키백과 이 아니라 얼굴에도 황금비율을 적용했는데,
가 대표적이다. 에는

2.
전통적인 미인상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프랑스 여배우 레아 세이두. ⓒ연합콘텐츠 다소 복잡한 황금비율들이 들어있는데, 간
단히 살펴보면 입술을 중심으로 코끝에서
입술까지가 1, 입술부터 턱끝이 1.618의 비
율을 보인다. 또한 이마, 눈썹부터 코끝, 코

3.
8등신을 넘어 9등신에 가까운 패션
모델들. ⓒ연합콘텐츠

끝에서 턱까지의 비율 역시 1:1:0.8로 역시

4.
‘졸리 레이드’를 대표하는 미국의 여배우
커스틴 던스트. ⓒ연합콘텐츠

38

laide)’라고 불리는 그녀들은 전통적인 미인상에서 벗어났지만 매력으로 아름

2016 Jan / Feb

율 역시도 변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고 캠퍼스와 캐나다 토론
토대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눈과 입 사이의 수직거리가 전체 얼굴
길이의 36 %, 눈 사이의 수평길이가 얼굴 폭의 46 %인 얼굴이 새로운 황금비
율로 밝혀졌다. 이 비율은 등 과거 예술작품에 드러난 황금비율과
는 차이가 있고, 오히려 평균적인 얼굴 비율과 비슷하다고 한다.
황금비율이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조건이다. 자연 상태에서 가장 완벽하다
고 여겨지는 비율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면 지루할 수
밖에 없다. 상대적인 아름다움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며,
곧 자신의 정체성이다. 자신만의 비율을 스스로 아름답다 여긴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황금비율일 것이다.

39

협력으로 탄탄해진 기술력을 통해 중국 진출을 꿈꾸다
-

히든 챔피언

(주)위지트와 KRISS 윤주영 박사

KRISS는 기관의 특성과 관계된 중소기업에 기술을 전수하고 상용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

LCD, 반도체 장비부품의 산실 (주)위지트

고 있다. 히든 챔피언은 KRISS가 연구비와 기업 매칭펀드를 투입해 홈닥터, 기술지도, 자문, 상

(주)위지트는 인천에 위치한 LCD/반도체 장비부품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업체이다. 위지트는

용화 집중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마지막 목적지이다. (주)위지트는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적인 투자를 통해 표면처리기술, 반사율 저감 표면기술, 확산브레이징

지난해 KRISS의 히든 챔피언 육성사업 수행기업에 선정되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

등의 기술을 안정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특허기술을 내고 있다. 위지트는 국내

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editor. 신지선 photographer. 양지웅

LGD, SDC, 해외 BOE, SHARP등 굴지의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중소기업
청으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었다.

KRISS

㈜위지트

윤주영

박상명

박사

기술연구
소장

40

2016 Jan / Feb

41

제공해 주면 그것으로 위지트에서 표면처리 기술 개발에 대한 방법적인 도움을 얻게 되는

협
력
으
로

거죠.”
_ 윤주영 KRISS
KRISS 진공센터를 통해 위지트는 제품 개발의 근간을 얻게 되었고, 국가기관을 통한 평

이
루
어
갈

가의 신뢰도가 제품에 대한 신뢰도로 발전해 매출증대로 이어졌다. 수년간의 돈독한 교
류관계는 KRISS 연구학생의 위지트 입사로 이어지기도 하고, 진공센터에 새로운 미션을
주는 발전적인 관계까지 이르렀다.

미
래

“지금까지는 일반 부품을 플라즈마에 넣었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았다면, 앞으
로는 부품으로 인한 플라즈마 환경 변화에 대한 연구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존
의 평가 절차보다 더 효과적인 평가절차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중소기
업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이라고 생
“KRISS의 윤주영 박사님과 6년 전부터 기술협력을 해왔어요. 그 전에는 저희가 제품을

각해요.”

개발한 다음에 평가를 받을 곳이 없어서 많은 시행착오와 비용이 발생했었거든요. 그러

_ 윤주영 KRISS

다가 정부중소기업과제를 통해서 KRISS 진공센터를 알게 되었어요.”
_ 박상명 (주)위지트

앞으로 2년 동안 KRISS와 위지트는 함께 개발방향을 공유하고 더 우수한 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통해 소통하며 발전을 위한 협력을 견고히 이어갈 예정이다.

1992년에 창업한 (주)위지트는 하이닉스반도체와 작은 규모로 인연을 맺어오다가 세계적
으로 유명한 일본 장비회사인 ‘TEL’사와 OEM 계약을 맺으면서 기술력이 크게 신장되었

“현재 중국 진출 추진 팀을 꾸려서 MOU 및 투자를 준비중입니다. 중국 정부가 디스플

다. 그 계기를 통해 국내부터 해외까지 식각장비의 시장을 장악하며 LCD 상부전극 세계

레이 쪽에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이로 인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리라 예상됩니다.

시장 점유율의 80 % 정도를 차지하게 되었다. 해당 시장에서 선두적인 기술개발을 가졌

KRISS에서 앞으로 고객사 제조환경과 동일한 식각의 변화 점을 봐주신다고 하면 더 높

지만 기술개발 품질에 대한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여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늘 따뜻한 시선
으로 함께 해주시는 것에 큰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KRISS 진공센터의 아낌없는 지원

_ 박상명 (주)위지트

“KRISS를 만나기 전에는 신규 표면처리 개발을 자체적인 평가방법에 의해서 검증하
고 고객사 평가를 받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TEST FAIL로 인한 PM(예방보전), 유리기
판 등 비용적 손실 및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제품을 평가한다는 부분에서 고객 불만이
있었습니다.
_ 박상명 (주)위지트
1

2

위지트는 고객공정 속에서 평가를 하기 위해서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별도로 평가
를 위한 장비들에 투자를 하고 연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1. 2.
(주)위지트는 표면처리기술, 반사율
저감 표면기술, 확산브레이징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평가 장비와 평가 기술인력 관리 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거든요. 저
희 연구소에 있는 플라즈마 평가 장비들을 통해 표면처리기술을 검증해주고 데이터를

42

2016 Jan / Feb

43

훠이훠이 떠올라 둥실둥실 날아라
-

놀이는 살아있다

연날리기

바람 부는 날, 실타래를 손에 쥐고 신바람 나게 달리며 하늘을 나는 연을 보면 내 몸도 공중에

editor. 장희주 illustrator. 곽수진

떠있는 것처럼 매양 신이 났다. 한참 연날리기를 하고 나면 숨이 턱까지 차는데도 가슴이 그렇
게 시원했다. 고향 강둑이나 논두렁에서 연날리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심정을 다들 느껴봤
을 것이다. 이제는 연을 띄울 수 있는 너른 공간을 찾기 힘든데다, 명절날 민속행사장 같은 곳
에나 가야 연 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시절이 참 많이도 변한 것 같다. 하지만 유년시절 동
구밖 하늘을 알록달록 수놓던 연들의 잔상은 우리의 추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1.
유년시절 실타래를 손에
쥐고 신바람 나게 연을
날리던 장면은 우리의
추억 속에 생생하게 살
아있다.

1

44

2

2016 Jan / Feb

2.
연을 만들 때 종이는 보통
창호지를 사용하고 살은
대나무가 가장 좋다.

45

장난감이라기엔 너무 과학적인 놀이도구
우리나라의 연은 바람과의 역학관계를 고려해 매우 과학적인 구조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
다. 특히 방패연은 다른 나라의 연에는 없는 독특한 것이 있는데, 바로 연 한복판에 둥글게 뚫
어놓은 방구멍이다. 방구멍은 바람이 잘 빠져나가게 해줌으로써 웬만한 강풍에도 연이 상하

3

지 않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마주 부는 바람을 통과시켜 저항을 줄여주고, 연 뒷면의 진공상
4

태를 즉시 메워 연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머릿살의 양끝에 활벌이줄을 매

5

어 연의 상단을 활 모양이 되게 함으로써 바람의 저항을 줄여준다. 방구멍 아래 꽁수줄을 매
는 것은 바람이 세게 불더라도 연이 잘 뒤집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기동력을
고려한 연의 구조는 날리는 사람의 조종에 의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즉 상승
과 하강, 전진과 후퇴, 급상승과 급강하, 좌우 회전 등 얼마든지 조종할 수 있다. 이처럼 연에
담겨있는 과학성은 우리 조상의 지혜와 슬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우리민족이 묵은해의 나쁜 기억과 액운을 떨쳐버리고 새해의 희망과 길운을 염원하며 신명
나게 놀았던 연날리기.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터에라도 나가, 스마트폰 대신 연줄을 손에
쥐고 신나게 뛰어놀아보는 건 어떨까.
인류의 꿈과 희망이 만들어낸 놀이

을 맞부딪쳐 상대방의 연줄을 끊는 겨루기
의 일종이다. 확실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
만 사람을 태우는 연도 있었다고 한다. 고려

다. 우리나라에서 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말 최영 장군이 탐라를 정벌할 때 연을 이용
해 섬에 상륙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을
연에 태워 하늘에 띄우려는 시도는 비행도

을 만들어 작전에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고

구의 발명을 촉진했을 것이다.

려시대에는 최영 장군이, 조선시대에는 이순

우리나라 연은 형태와 문양, 또는 지역에 따

신 장군이 전투에 연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라 종류가 100여 가지나 되고, 창작연까지

전해진다. 이처럼 우리의 연은 원래 군사적

포함하면 셀 수 없을 만큼 종류가 많다. 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점차 순수한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은 장방형

놀이로 바뀌었고, 조선시대에

에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는 방패연이다. 끝

와서 액막이 민속과 결합

에 꼬리가 달린 가오리연, 까치날개 형상의

되면서 연을 날리는 시기

까치날개연, 호자(虎字)를 쓴 호랑연 등 여러

가 정월대보름 무렵으로

가지 형태로 만들었다. 크기도 지역에 따라

자리 잡았다.

꽁수줄

파됐는지 연과 연날리기의 유래는 명확하게

김유신 장군이 반란군을 소탕하기 위해 연

장살

류로 나뉜다. 연줄 끊기는 말 그대로 연줄

『삼국사기』에 남아있다. 삼국시대에 신라의

중살

는 높이 날리기와 연줄 끊기(연싸움) 두 종

우리민족도 오래 전부터 연을 만들어 놀았

방구멍

날리기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날리기

밝혀지지 않았다.

허리살

5.
인도의 연날리기. ⓒ민속원

물론 정월대보름이 아니어도 어느 때나 연

언제 처음 연을 만들었으며 어떤 경로로 전

머리줄 (목줄)

하늘을 날고 싶은 인류의 꿈이 만들어낸 기

한자 ‘鳶’을 우리 발음대로 적은 것이다. 누가

활벌이줄

4.
방패연을 형상화해서 지은 서울월드컵
경기장. ⓒ위키백과

창의성이 빛나는 다채로운 연

구, 바로 연(鳶)이다. 연이란 솔개를 나타내는

머릿살

3.
방패연의 구조.

다양하다. 바람이 센 바닷가 연은 대문짝만
큼 큰데 반해, 내륙지방의 연은 한지 반장 정
도로 작게 만들었다.

46

2016 Jan / Feb

47

Zoom In R&D 1

1

플라스틱 속 유해물질의 양을 정확히 알아낸다
브롬화 난연제(HBCD) 분석용
인증표준물질 개발

브롬화 난연제(HBCD: HEXABROMOCYCLODODECANE) 분석용 인증표준물질 개발
최근 유아용품이나 식품 용기, 전자제품 등의 플라스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이 불에 잘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넣는 브롬화 난연제는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키고 신경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KRISS에서 이 같은 유해물질이 플라스틱 제품에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유기분석표준센터 백송이 박사는 브롬화 난

이에 따라 전자제품 및 관련 부품 생산 기업

연제① 중 하나인 헥사브로모사이클로도데

들은 제품에 포함된 유해물질의 함량을 기

칸(이하 HBCD) 분석용 플라스틱 인증표준

준치 이하로 관리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잘

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못된 검사 결과는 관련 수출 제품 전량 회수

인증표준물질(CRM, Certified Reference Ma-

등의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

terial)이란 특정 성분의 함량과 불확도가 명

서 시험검사기관들은 시험검사의 신뢰성을

백히 규정된 표준물질로, 측정기기와 분석방

확보하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증표준물질

법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을 통한 교정은 필수적이다.

시험기관에서는 자체 보유한 기기와 분석방

KRISS는 표준기관이 최상위분석법으로 이

법으로 해당 CRM의 특정 성분 함량을 측정

용하는 동위원소희석 액체크로마토그래피

한다. 그리고 CRM에 명시된 함량과 측정된

질량분석법③을 사용하여 주요 성분인 알파

함량을 비교하여 보유한 기기와 분석방법의

HBCD, 베타 HBCD, 감마 HBCD에 대한 인증

정확성을 확인, 교정할 수 있다.

값을 산출하여 불확도④가 5 %인 정교한 인

최근 HBCD가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키고 신

증표준물질을 개발했다.

경계, 면역계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

유기분석표준센터 백송이 박사는 “HBCD 분

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이

석용 플라스틱 인증표준물질의 보급을 통해

물질을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에 포함시

시험검사기관들의 시험검사의 신뢰성을 향

키는 것을 검토 중이며, 스톡홀름협약에서

상시키고, 국내 유통중인 제품과 수입 제품

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로 지정되어 전 세계

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줄 것으로

적으로 제조 및 사용, 수출입이 금지될 예

기대한다.”고 말했다.

②

정이다.
48

2016 Jan / Feb

|

용어 설명

|

① 브롬화 난연제 : 전자제품, 플라스틱, 건축자재 등의
가연성 물질에 첨가하여 발화를 방지·지연시키는 화합
물. 플라스틱 연소시 유독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난
연화가 필요.
② 유해물질제한지침 : 유럽연합(EU)에서 제정한 전기 및
전자장비 내 특정 유해물질(납, 수은, 카드뮴, 6가 크롬,
브롬화 난연제) 사용에 관한 제한 지침.
③ 동위원소희석 액체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 : 분석
대상 물질의 일부가 동위원소로 치환된 물질을 정확하게
시료에 첨가하고 이들 동위원소비 변화를 질량분석기로
측정하여 분석 대상 물질의 함량을 측정하는 방법.
④ 불확도 : 참 값이 존재할 수 있는 범위를 측정데이터
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추정한 결과. 예를 들어 측정값
이 100이라 가정하고 불확도가 2 %라면 참값은 98~102
사이에 있다고 추정할 수 있음.

1

2

1.
백송이 박사가 동위원소희석 액체크로
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를 이용하여
인증표준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2.
백송이 박사가 개발한 HBCD 분석용
플라스틱 인증표준물질(CRM)

49

Zoom In R&D 2

2

무기 나노입자로 신생혈관 억제해 망막질환 치료한다

미숙아망막병증은 미숙아의 망막에서 정상적인 망막 혈관의 형성은 저해되고 병적인 혈관이 새롭게 발생함으로써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
이다. 선천성 백내장과 함께 소아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미숙아망막병증을 인체에 무해한 금 나노 입자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나노입자를 이용한 실명질환
신(新) 치료법 개발

나노입자를 이용한 실명질환 신(新) 치료법 개발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이태걸 박사팀과 서울

결합하는 성질이 생기게 된다. 그동안 의

까지는 질환 동물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하

대학교 의과대학 김정훈 교수팀은 나노입자

학계에서 나노입자가 진단적인 영상화 보조

였고 추후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친

를 이용하여 실명의 주된 원인이 되는 혈관

수단이나 약물을 전달하는 운송체로만 활용

후 신약시판 허가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

증식성 망막병증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

됐다. 하지만 이번 성과는 나노입자 자체를

이다.”고 전했다.

다. 망막병증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각기 다

치료에 직접 적용했다는데 큰 차이점이 있

이번 연구 성과 중에서 무기 나노입자를 유

른 모습으로 발병하지만 공통적으로 혈관

다. 공동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망막병증의

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신생 혈관 관련 질환

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치료제로 적용할 때 입자의 종류보다는 ‘크

의 예방 및 치료에 사용하는 원천기술은 국

Factor, 이하 VEGF) 로 인하여 혈관들이 새

기’에 따라 VEGF에 대한 부착 정도에 차이

내 및 미국 특허에 최근 등록되었다.

로 만들어지는 ‘신생혈관’이 주요 원인이다.

가 생기고 그에 따른 치료 효과도 달라지는

망막병증은 소아에서 미숙아망막병증과 선

것을 밝혀냈다.

천성혈관증식성망막병증, 장년층에서 당뇨

나노입자의 크기가 100 nm일 때 보다 20

망막병증, 노년층에서 노인성황반변성 등

nm 일 때 치료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

이 있다.

났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나노 리서치(Nano

공동 연구팀은 금(Au)과 규소(Si)의 나노입자

Research) 2014년 6월호 표지 논문에 실렸

를 망막병증이 있는 안구에 투여했을 때 나

다.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이태걸 박사는 “이

노입자가 VEGF와 결합하여 그 기능을 못하

번 연구 성과는 나노입자 자체를 사용함으

게 함으로써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해 실명

로써 화학적 공정이 들어가지 않은 안전한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치료법이다. 앞으로 각종 암 질병 및 류마티

나노입자가 투여되면 신체는 이물질로 판

즘 등 혈관의 생성과 연관된 질병에도 확대

단하여 입자 주변을 특이단백질로 균일하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게 코팅하기 때문에 나노입자는 VEGF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정훈 교수는 “현재

①

50

2016 Jan / Feb

|

용어 설명

|

① 혈관내피성장인자 : 혈관형성과 혈관신생을 자극하는
신호 단백질로서 주로 암세포 또는 자체 세포들에 의해
생성된 후 표피세포의 표면에 발현.

1

2

1.
망막병증에서 나노입자와 VEGF의
상호 작용 모식도(나노리서치 6월호
표지 사진)
2.
금 나노입자가 안구의 신생혈관을 제거
하는 치료 메커니즘 모식도(좌) 및 동물
실험 결과(우).

51

kriss news

1

2

3

4

5

6

출연(연) 과학기술한마당 참여

고등학교 물리실험교과서에 KRISS 실려

융합포럼 개최

2015년 과학기술창의상 수상

사과나무어린이집 기부행사

2015년 대한민국교육기부대상 수상

KRISS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1월 28일

서울시 교육청이 발행한 『고등학교 물리실험』

KRISS는 12월 29일 과학기술과 인문사회와

KRISS가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연구재단,

지난해 12월 11일 KRISS 사과나무 어린이집

KRISS는 ‘2015 대학민국 교육기부대상’에

부터 31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교과서의 첫 페이지에 KRISS가 소개되었다.

융합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함께 주최한 ‘2015년

의 파랑새반, 기린반 친구들이 손수 만든 쿠

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최근 2년간

출연(연) 과학기술한마당에 참여하였다.

이 교과서는 “과학과 공학은 어떤 대상에

구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기관과

우수과학자 포상시상식에서 ‘과학기술창의

키를 판매하는 행사가 있었다. 많은 KRISS

KRISS는 ▲유성구 꿈나무 과학멘토 ▲생

과학기술한마당은 25개 출연(연)의 성과를

대한 물리량을 측정하고 비교하는 데에 기

의 ‘The Forum, 융합’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상’을 수상했다. KRISS는 세슘(Cs) 원자시계

가족들이 행사에 참여하여 어린이들의 따뜻

활과학교실 ▲KRISS 과학소풍 ▲주니어닥

공유하고 산업계와 교류협력 네트워크를 구축

초를 두고 있다.”라고 소개하고 측정에 필요

과학기술 및 경제인문사회분야에서 30여 명

와 이터븀(Yb) 광시계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한 나눔에 동참해 주었다. 어린이들의 힘찬

터 ▲외부과학강연 및 전시 ▲일반견학 등

하기위해 마련됐다. 개막식에서 KRISS의

한 규칙과 단위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

의 기관장과 250명 이상의 연구원이 참석했

표준시를 개발·보급하고 GPS 정확도 향상

“사랑을 나눕시다” 외침에 직원들이 어린이

500여 회의 교육기부활동을 했다. 또한 개

5명의 연구원이 장관상과 이사장상을 수상

다. 이어 KRISS의 ‘이터븀 원자 광격자 시계’

다. 포럼은 ‘나는 대한민국 연구원입니다’라

과 우주항법 운용, 인터넷 및 무선통신망 성

집까지 방문해 쿠키를 사가는 바람에 준비

인부문에서 서재갑 책임기술원이 출연연에

하였다. 융합연구 분야에서 이태걸 박사와

를 소개하였다. 한편 TV드라마에서 KRISS가

는 주제의 패널토론, 연구현장 방문, 만찬 교

능향상 등 항공우주산업과 통신 산업의 발

한 쿠키가 일찍 매진되었다. 또한 기린반 어

서 유일하게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중소기업지원 분야에서 윤주영 박사가 미래

보급하고 있는 인터넷 한국표준시각 동기화

류회로 이루어졌다. 특히 KRISS 김기웅 박사

전에 기여하였다. 매년 열리는 ‘우수과학자

린이들은 행정동 휴라운지까지 방문하여 판

서재갑 책임기술원은 학생 및 일반인을 대

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배명호 박사, 오가

프로그램(UTCk)도 소개되었다.

는 과학에서 새로운 것을 이끌어 내기 위해

포상시상식’은 한국과학상, 올해의 여성과학

매하는 열정을 보였다.

상으로 과학대중화 활동을 활발히 실시하

와 타카시 선임연구원, 홍석환 팀장이 연구

서는 인문사회학적인 관점에서의 평가의 필

기술자상, 과학기술창의상, 젊은과학자상 등

였으며, 한국과학창의재단의 ‘STEAM 아웃

회 이사장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정부출연연

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과학기술자와

을 시상하고 있다.

리치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한 소리과학

의 성과를 알리고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인문사회학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전시회에도 참여했다.

융합과 협업을 논의한 특별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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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은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2016 Jan /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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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코너

표준마을 사서함

quiz

reader's comments

퀴즈

독자의견 (2015년 11+12월호)

2016년 1+2월호 퀴즈

이동형 / 경기도 시흥시 매화로 /

1.  손기정 선수의 제11회 베를린올림픽 예선 경기 기록. (00시간 00분

볼츠만 상수의 국제적 불일치 문제를 KRISS의 양인석 박사님께서 밝혀내

00초)

셨다니 놀랍습니다. KRISS의 위상을 드높인 것이라 생각되어 세계 최고
측정기관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을 잘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저와 제 아들의 모습이 보였

인프라로 보급하기 위해 KRISS 미래융합기술본부 내 설치한 센터.

습니다. 인터넷 속도에 무척 민감해 자주 짜증을 내곤 하는데 앞으로는
속도가 느려도 좀 참고 기다리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KRISS』를 읽으면

2015년 11+12월호 퀴즈 정답

서 유익한 정보도 얻고, 우리나라 표준과학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

1. 음향기체온도계

어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표준과학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애써주시

2. 장경판전


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5년 11+12월호 퀴즈 당첨자

김혜린 / 경기도 시흥시 능곡중앙로 /

김상훈 (서울시 동대문구 정릉찬동로)

기사를 유

김옥희 (대전시 중구 태평로)

익하게 읽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멀어 말로만 들었는데, KRISS 사보를

‘하나, 둘, 셋’

얼마 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콘텐츠를 제작하는
한 회사에 취재를 갔었습니다.
수화로 동화를 전달하는 영상도서도 제작하고

글. 오지영.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수화를 하는 예쁜 캐릭터 이모티콘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모두 청각장애인 직원들이 참여해 만든 콘텐츠들이었습니다.

통해서 보니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 같아요. 특히 가야산 홍류동 계곡,

청각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그리고 청각장애인에 대한

해인사 팔만대장경, 천년의 맛 대장밥상 등등. 오는 1월에는 가족과 함께

비장애인들의 인식에 대해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합천을 찾아가 추억에 남을 시간을 마련해보렵니다. 한 해 동안 좋은 기사

인터뷰를 하고 나서 사진촬영을 위해 직원들이 다 모였습니다.

를 담아주셔서 감사드리고, 2016년에도 신선하고 아름다운 소식들을

대표가 내게 ‘하나, 둘, 셋’을 해달라고 부탁하기에

담은 KRISS 사보 기대하겠습니다.

난 카메라 옆에 서서 큰 소리로 ‘하나, 둘, 셋’을 외쳤습니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들에겐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걸 말입니다.
사보 『KRISS』를 읽고 독자의견을 sabo@kriss.re.kr로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KRISS에서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독버섯과 식용 버섯의 차이가 미네랄의 차이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과학적

얼굴이 따끔거렸습니다.

바로잡습니다 사보 KRISS 9+10월호의 ‘작지만 큰 차이’ 코너에 소개된
근거가 부족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작가의 기사를 충분한 검토
없이 사보에 실은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바로 잡습니다.

54

사보 『KRISS』는 KRISS와 독자가 함께
만드는 공간입니다. ‘표준마을 사서함’
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
립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페이지
이지만 온전히 당신만을 위한 공간의
주인공이 되어주세요.(선정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e-mail : sabo@kriss.re.kr

이들의 얘기를 전달해야 할 인터뷰어로서 자격이 있는지
얼마나 진정성이 있었는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합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들을 전달하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