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ine은 단순하다.
그것은 개인의 생활을 아주 쉽게 입력받아 아주 보기 좋게 정리해주는 기능이다.

그 핵심 개념은 전혀 혁신적이지 않다. 안네프랑크도 이런걸 했고 이순신 장군도 이런걸 하셨다.

Timeline이 엄청난 이유는 그것이 페이스북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1) 이 일기장에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2) 이 일기장을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
라는 부분에 있어서 이제껏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규모를 달성해 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이 웹서핑을 하던 노래를 듣던 페이스북은 알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이 찾은 웹사이트와 듣던 노래를 8억 인구가 볼 수 있다. 체크인 할 필요도, '라이크'할 필요도, 사진을 업로드할 필요도, 심지어 미처 생각해볼 필요조차 없다. 이것은 엄청나다.

그리고 이것은 엄청나게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 엄청나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서비스의 본질 때문이 아니다. Timeline이 아니라 종이로 된 일기장도 관리를 잘못하면 프라이버시를 훼손하는 법이다.

이것이 엄청나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페이스북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1)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것과 2)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다루는데 있어 염려가 없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 2)는 꽤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1)이다.

5분짜리 유흥에 지나지 않는 페이스북 App을 배포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얼마나 쉽게 수많은 개개인의 페이스북 인맥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지는 놀라울 정도다. 우스운 앱이 당신의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뿌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 페이스북에서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극도로 쉬운 반면 공개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대체로 상당히 어렵다.

이제 Timeline이 활성화 되면 내가 입력한 (혹은 입력하지 않은!) 나의 태어났을 때 부터의 정보가 흘러나가게 된다. Timeline이 제공하는 멋진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자는 알게 (혹은 모르게!)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는데 타협하게 된다.

개개인에게 문제는 단지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느냐 (교수가 내가 놀러간 사진을 보게되느냐)에 국한될 지 몰라도, 페이스북의 본질적 문제는 프라이버시 문제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에게 기능을 제공하고 정보를 얻어 이익을 얻는다.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의 기능을 사용하고 자신의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 교환과정이 공정치 않다는 데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사용처를 의도적으로 파악하기 힘들게 함으로써 사용자들로 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시도를 멈춘 적이 없다. 물건을 파는데 가격표를 숨기는 셈이다. 술 취한 사람에게 술값을 두번 받아내는 셈이다.

이 문제의 절묘함은 개개인이 느끼는 부당함의 크기가 미미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구글 차량에 찍힌 불특정 다수의 사진이 당사자들의 인지 없이 구글 맵에 노출된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꽤 염려할 만한 사생활 침해다. 하지만 정작 내 사진을 구글 맵에서 발견한다면? 아마도 모든 친구들에게 연락해 내가 나온 사진을 찾아보라고 할 것이다. 집합으로서 문제의 본질이 인지 되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멘텀이 발생할 만한 사건은 드물다.

이 같은 양상은 Timeline 이전이든 이후이든 똑같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Timeline으로 인해 그 진폭만 커질 뿐이다.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페이스북으로 인해 엄청난 위험에 직면하고 더이상 페이스북에게 이런 부당한 이득을 허용해선 안되겠다고 생각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때 페이스북외에 개인 정보를 창조, 소통, 향유 및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것은 이미 늦은 것이다.